크로노그래프는 다이얼 안에 작은 원이 두세 개 있고, 용두 양옆에 버튼이 달린 시계입니다. 화려해 보여서 디자인으로 고르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쓰는 방법을 알면 생활 속에서도 꽤 쓸모가 있습니다. 크로노그래프의 기능과 올바른 사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크로노그래프란
크로노그래프는 “시간을 기록한다”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온 말로, 평소처럼 시간을 알려 주면서 따로 스톱워치 기능도 갖춘 시계를 말합니다. 시간을 알려 주는 부분과 시간을 재는 부분이 따로 움직이므로, 스톱워치를 쓰는 동안에도 현재 시각은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버튼과 다이얼 구성
| 위치 | 이름 | 역할 |
|---|---|---|
| 2시 방향 버튼 | 시작/정지 버튼 | 한 번 누르면 시작, 다시 누르면 정지 |
| 4시 방향 버튼 | 리셋 버튼 | 정지한 상태에서 누르면 0으로 되돌림 |
| 가운데 큰 초침 | 크로노그래프 초침 | 스톱워치의 초를 표시 |
| 보조 다이얼 ① | 분 카운터 | 흐른 분을 표시(보통 30분까지) |
| 보조 다이얼 ② | 시 카운터 | 흐른 시간을 표시(보통 12시간까지) |
| 보조 다이얼 ③ | 스몰 세컨드 | 평소 시계의 초침 |
많은 크로노그래프는 평소에는 가운데 큰 초침이 멈춰 있고, 작은 보조 다이얼 하나에서 평소의 초침이 돕니다. 처음 보면 “초침이 고장 났나” 하고 오해하기 쉬운데, 가운데 초침은 스톱워치를 켤 때만 움직이는 것이 정상입니다.
보조 다이얼 배치로 읽는 법이 달라진다
크로노그래프는 모델마다 보조 다이얼의 개수와 역할이 다릅니다.
- 보조 다이얼 두 개: 보통 하나는 평소의 초침, 하나는 30분 카운터입니다. 30분을 넘는 시간은 잴 수 없거나, 분 카운터가 한 바퀴 돈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 보조 다이얼 세 개: 평소의 초침, 30분 카운터, 12시간 카운터가 모두 있어 반나절까지 잴 수 있습니다.
- 60분 카운터: 일부 모델은 분 카운터가 60분까지 표시되어 1시간 단위 기록을 읽기 편합니다.
처음 크로노그래프를 쓴다면 먼저 보조 다이얼마다 눈금이 몇까지 적혀 있는지 확인하세요. 그 숫자가 곧 그 다이얼이 세는 범위입니다.
사용 순서
- 2시 버튼을 누릅니다. 가운데 초침이 돌기 시작하고, 1분이 지날 때마다 분 카운터가 한 칸씩 올라갑니다.
- 다시 2시 버튼을 누릅니다. 모든 바늘이 멈춥니다. 이 상태에서 걸린 시간을 읽습니다.
- 이어서 재고 싶다면 2시 버튼을 한 번 더 누릅니다. 멈춘 지점부터 다시 이어서 잽니다.
- 4시 버튼을 누릅니다. 모든 크로노그래프 바늘이 0으로 돌아갑니다.
읽는 예: 시 카운터가 0, 분 카운터가 12와 13 사이, 가운데 초침이 25를 가리킨다면 12분 25초입니다.
고장을 막는 사용 요령
- 돌아가는 중에는 리셋하지 않기: 일반적인 크로노그래프는 반드시 먼저 멈춘 뒤 리셋해야 합니다. 작동 중에 리셋 버튼을 누르면 내부 부품에 무리가 갈 수 있습니다. 예외는 뒤에서 설명할 플라이백 기능뿐입니다.
- 물속에서 버튼 누르지 않기: 버튼을 누르는 순간 틈이 생겨 물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버튼을 돌려 잠그는 방식이라면 물에 들어가기 전에 꼭 잠급니다.
- 오래 켜 두지 않기: 기계식 크로노그래프를 계속 켜 두면 부품이 더 빨리 닳고 태엽도 빨리 풉니다. 필요할 때만 켜는 것이 좋습니다.
베젤의 “타키미터” 눈금 쓰는 법
많은 크로노그래프의 베젤에는 “TACHYMETER”라는 글자와 함께 60부터 500 정도까지 숫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일정한 거리를 지나는 데 걸린 시간을 재면 평균 속도를 바로 읽을 수 있는 눈금입니다.
원리: 속도(시속) = 3,600 ÷ 걸린 초
예: 고속도로 거리 표지판 1km 구간을 지날 때 크로노그래프를 켜고, 다음 1km 표지판에서 멈췄더니 초침이 45초를 가리킨다면, 그 자리의 베젤 눈금은 80입니다. 평균 시속 80km라는 뜻입니다. 같은 방법으로 공장에서 1시간에 몇 개를 만드는지 같은 생산 속도도 계산할 수 있습니다. 타키미터는 1분 안에 끝나는 구간에서만 쓸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특별한 크로노그래프 기능
- 플라이백: 작동 중에 리셋 버튼을 누르면 바늘이 0으로 돌아가 곧바로 다시 재기 시작합니다. 멈추고, 리셋하고, 다시 시작하는 세 번의 조작을 한 번에 끝냅니다. 원래 비행 중 구간 시간을 연달아 재야 하는 조종사들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 스플릿 세컨드(라트라판테): 크로노그래프 초침이 두 개 겹쳐 있어, 하나를 멈춰 중간 기록을 확인하는 동안 다른 하나는 계속 돕니다. 두 사람의 기록을 동시에 재는 데 쓰이며, 구조가 매우 복잡해 고가 모델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 모노 푸셔: 버튼 하나로 시작, 정지, 리셋을 차례로 하는 방식입니다. 케이스가 깔끔해 보이는 장점이 있습니다.
무브먼트 안의 두 가지 방식
크로노그래프의 시작, 정지, 리셋은 무브먼트 안의 작은 제어 장치가 순서를 정해 줍니다. 전통적인 방식인 칼럼 휠은 기둥이 달린 작은 바퀴가 돌며 순서를 정하는데, 만들기 까다롭고 버튼을 누르는 느낌이 부드럽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캠 방식은 구조가 단순해 생산과 수리가 쉽고, 버튼을 누를 때 조금 더 단단한 느낌이 납니다. 두 방식 모두 시간을 재는 기능은 같으므로, 버튼을 직접 눌러 보고 마음에 드는 느낌을 고르면 됩니다.
칼럼 휠 방식의 대표적인 예가 롤렉스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의 칼리버 4131입니다. 칼럼 휠에 수직 클러치를 더해, 크로노그래프를 켜는 순간 초침이 튀지 않고 부드럽게 출발하며, 약 72시간의 파워리저브를 갖췄습니다. 또 하나 자주 언급되는 무브먼트가 1969년에 나온 제니스 엘 프리메로입니다. 칼럼 휠 방식에 시간당 36,000번이라는 높은 진동수로 움직여, 시간당 28,800번 진동하는 일반적인 크로노그래프가 1/8초 단위로 재는 것과 달리 1/10초 단위까지 잴 수 있습니다.
쿼츠 크로노그래프도 사용법은 같습니다. 다만 일부 쿼츠 모델은 1/10초나 1/20초 단위까지 재는 별도의 보조 다이얼이 있으니 설명서에서 각 다이얼의 단위를 확인하세요.
생활 속 활용 예
주차 시간 확인, 파스타나 달걀 삶는 시간, 운동 인터벌, 회의 발표 시간처럼 짧은 시간을 잴 일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휴대폰을 꺼내지 않고 버튼 한 번으로 재는 경험이 크로노그래프를 차는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크로노그래프가 어떤 활동에서 출발한 시계인지는 스포츠 워치의 네 갈래에서, 이런 부가 기능이 시계 가격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는 명품 시계 가격 글에서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 물가에서는 버튼을 누르지 않는다는 규칙과 함께라면, 크로노그래프는 생각보다 매일 쓸 일이 많은 기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