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는 보석 브랜드로 더 유명하지만, 손목시계 역사에서도 중요한 디자인을 여럿 남겼습니다. 그중 가장 유명한 두 모델이 산토스와 탱크입니다. 둘 다 둥근 시계가 아니라 각진 케이스를 가졌고, 100년이 넘도록 기본 형태를 지켜 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매장에서 비교해 보면 분위기가 꽤 다릅니다. 두 시계가 어떻게 태어났고 어떤 사람에게 어울리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산토스: 비행사를 위해 만든 손목시계 (1904년)
20세기 초에는 남성용 시계라고 하면 주머니에 넣는 회중시계가 일반적이었습니다. 브라질 출신의 비행 개척자 알베르토 산토스-뒤몽은 비행 중 양손으로 조종간을 잡아야 해서 회중시계를 꺼내 보기가 불편하다고 친구인 루이 까르띠에에게 털어놓았습니다. 그래서 1904년 손목에 차는 시계를 만들어 준 것이 산토스의 시작입니다. 이후 1911년부터 일반 고객에게도 판매되었습니다.
산토스의 특징은 정사각형에 가까운 케이스, 그리고 베젤에 드러난 나사입니다. 당시 에펠탑 같은 철골 구조물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이 나사 장식은 지금도 산토스를 알아보는 가장 큰 단서입니다. 2018년 개편된 현행 산토스 드 까르띠에는 공구 없이 브레이슬릿과 스트랩을 바꿀 수 있는 “퀵스위치”, 브레이슬릿 길이를 쉽게 조절하는 “스마트링크” 장치를 갖췄습니다.
탱크: 전차를 위에서 내려다본 모양 (1917년)
탱크는 루이 까르띠에가 제1차 세계대전에 등장한 전차를 위에서 본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1917년 디자인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양옆의 세로 기둥(브랑카드)이 전차의 무한궤도, 가운데 다이얼이 차체에 해당합니다. 러그가 케이스와 하나로 이어져 스트랩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가 특징입니다.
탱크는 시대에 따라 여러 변형을 낳았습니다. 현재 컬렉션으로는 가장 기본형인 “탱크 머스트”, 직사각형 비율이 클래식한 “탱크 루이 까르띠에”, 브레이슬릿과 일체형으로 디자인된 “탱크 프랑세즈” 등이 있습니다. 로마 숫자 인덱스와 철도 선로 모양의 분 눈금, 푸른 강철 바늘, 푸른 카보숑(모델에 따라 합성 스피넬 또는 사파이어)을 박은 용두는 산토스와 탱크가 공유하는 까르띠에 특유의 요소입니다.
한눈에 비교
| 항목 | 산토스 | 탱크 |
|---|---|---|
| 탄생 | 1904년, 비행사를 위한 시계 | 1917년, 전차에서 영감 |
| 케이스 형태 | 정사각형에 가까운 형태, 베젤에 나사 | 세로로 긴 직사각형, 양옆 기둥 |
| 분위기 | 스포티하고 현대적 | 단정하고 고전적 |
| 주로 쓰는 줄 | 메탈 브레이슬릿 (가죽으로 교체 가능) | 가죽 스트랩 (프랑세즈는 브레이슬릿) |
| 무브먼트 | 주로 오토매틱 | 쿼츠, 수동, 오토매틱 등 모델별로 다양 |
| 어울리는 차림 | 캐주얼부터 비즈니스 캐주얼 | 정장, 셔츠, 미니멀한 차림 |
착용감에서 오는 차이
산토스는 케이스 폭이 넓고 브레이슬릿과 이어지는 면이 커서 손목 위에서 존재감이 있습니다. 같은 사이즈 표기라도 둥근 시계보다 크게 느껴질 수 있으니 반드시 차 봐야 합니다. 탱크는 얇고 가벼워 셔츠 소매 안으로 잘 들어갑니다. 대신 직사각형이라 손목 폭에 비해 세로 길이가 길면 어색해 보일 수 있습니다. 각진 시계는 지름 대신 가로와 세로 길이를 함께 봐야 하는데, 이 부분은 손목 사이즈 글의 러그 길이 설명이 도움이 됩니다.
어떤 사람에게 맞을까
산토스가 맞는 경우
- 메탈 브레이슬릿 시계를 매일 차고 싶은 경우
- 둥근 스포츠 시계는 흔하다고 느끼지만 지나치게 격식 있는 시계도 부담스러운 경우
- 스트랩을 바꿔 가며 분위기를 바꾸는 것을 좋아하는 경우
탱크가 맞는 경우
- 정장이나 셔츠 차림이 많고 얇은 시계를 원하는 경우
- 기계식보다 관리가 편한 쿼츠도 괜찮은 경우 (탱크 머스트 등)
- 유행을 타지 않는 고전적인 디자인을 원하는 경우
드레스 워치와 스포츠 워치의 일반적인 차이는 드레스 워치와 스포츠 워치 비교 글에서, 가죽과 메탈 줄의 차이는 가죽 스트랩과 메탈 브레이슬릿 글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매장에서 확인하면 좋은 것
- 사이즈 선택지: 두 컬렉션 모두 여러 크기로 나옵니다. 같은 모델명이라도 소형, 중형, 대형의 인상이 크게 다르니 최소 두 사이즈를 차 보세요.
- 무브먼트 방식: 특히 탱크는 같은 외형이라도 쿼츠, 수동, 오토매틱 모델이 섞여 있습니다. 사양표에서 무브먼트 방식을 꼭 확인하세요.
- 줄 교체 장치: 산토스의 퀵스위치처럼 공구 없이 줄을 바꿀 수 있는지, 별매 스트랩은 어떤 종류가 있는지 물어보면 활용 폭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 방수 등급: 산토스는 일상적인 물 사용에 비교적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탱크는 생활 방수 수준인 모델이 많습니다. 손을 자주 씻거나 비 오는 날 외출이 많다면 확인해 두세요. 방수 표시는 방수 표시 읽는 법을 참고하면 됩니다.
정리
산토스와 탱크는 같은 브랜드의 각진 시계라는 점만 같을 뿐, 출발점과 성격이 다릅니다. 산토스는 하늘을 나는 사람을 위해 태어난 실용적인 시계에서 출발해 지금은 세련된 데일리 시계가 되었고, 탱크는 처음부터 형태의 아름다움에 집중한 시계입니다. 둘 중 고민된다면 평소 옷차림과 원하는 줄의 종류를 먼저 정해 보세요. 답이 금방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